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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침의 발자취를 따라가요
《Row-ho hō-hō!》 전시 관람과 한 톨 작가 도슨트 후기 본문
완성된 작품만으로 채우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의 고민과 작업 과정을 담은 전시《Row-ho hō-hō!》에 다녀왔습니다. 패들링클럽(@paddling.club)은 시각 예술인을 위한 작업 기록 플랫폼과 예술공간 [:틈]이 함께 만든 창작공동체에요. 이번 여름동안 10명의 작가들이 노를 젓듯 이어온 활동이 전시로 탄생했습니다. 한 톨 작가의 도슨트가 9월 10일 오후 2시~7시 중 자유롭게 진행되어서 전시에 대한 소개까지 듣고 왔어요. 간단한 후기를 글로 남깁니다.

전시 기획 의도
작가들이 완성에 대한 강박을 벗어나서 서로의 의견을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보자고 시작된 전시다. 최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특히 올 초 일본군'위안부'피해생존자 길원옥 할머니 작품을 전시로 열면서 더 고민이 깊어졌다. 여성의 몸을 가진 작가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바라보는 게 맞다고 생각했고, 이미 페미니즘 관점을 가지고 활동을 이어가는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내가 이 작업을 해도 될까?' 고민이 더욱 많았다. 하지만 최근 성별이분법에 국한되지 않아도 되겠다고 생각했다. 여성들은 긴장도가 높은 시대를 살고 있는 데다가 젠더는 숨쉬듯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개인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거나 넘을 수 없다는 인식이 들었고, 우리 안에 깊이 들어있는 성차별적 시선을 인식하는 게 되려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작업을 하게 된 배경
이전 로힝야 작업도 오랜기간 공부를 하고 작업을 했다. 그런데 계기가 되면 작업을 하는 속도는 빨라지기도 하는 것 같다. 길원옥 할머니 작품이 그랬다. 만드는 내내 쉽지 않았지만, 마치고 쉬어보자 해서 남원에 갔더니 할머니 부고가 들렸다. 황급히 다시 서울로 올라왔고, 편지를 썼다. 그 편지를 정의기억연대 활동가 도담이 장례 당시 낭독을 해줬다. 누군가 나의 편지를 직접 읽는다는 것이 어색하기도 하고, 새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그런 계기들이 모이던 중 작업을 이번 전시의 제안을 받아 작업을 이어가보기로 했다.

《원옥씨를 찾아서: 대화하는 숨, 피어나는 기억》작업은 씨앗을 찾겠다는 것의 의미로 ‘씨’를 붙였다. 할머니의 부고 소식을 듣고 쓴 편지에는 길원옥 할머니가 뿌린 씨앗이 이미 충분히 많았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누군가 읽어주는 편지를 들으니 왠지 마음이 찔렸다.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 마침 토종씨앗시민단체에서 좋은 기획이 생겼다. 씨앗을 심고 파종을 하면 또 씨앗이 나올텐데 그 씨앗이 나오면 시민들에게 그것을 다시 나누는 작업을 이어가봐야겠다 생각했다.
《원옥씨를 찾아서: 대화하는 숨, 피어나는 기억》 작업의 의도
사회운동의 영역에서, 동시대 활동가들은 기성세대 활동가들이 하던 방식을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 물론 기성세대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이어받는 것이 중요하긴 하나 동시대에는 동시대의 문제가 있다. 동시대가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다룰 수 있다면 어떤 변화와 차이가 생길까? 하지만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를 둘러싼 기존 담론은 지나치게 무거워 새로운 담론이 생기기 어렵다고 느꼈다. 생긴다고 해도 첫 번째가 아닌 두 번째, 뒤켠으로 물러나곤 했다. 하지만 첫 번째로 둘 필요가 있다. 아무리 좋은 이론도 결국은 깨진다. 깨져야하는 담론이 있고 깨지면서 또 동시에 계단처럼 나아가게 된다. 동시대 활동가들은 그걸 깨뜨려야한다. 깨뜨리려면 힘이 필요하다.

깨뜨릴 힘을 씨앗에서 찾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 씨앗이 또 다른 평화의 소녀상이 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씨앗은 어디에나 갈 수 있다. 보는(see) 평화비를 넘어 길러내는(grow) 평화비로 의미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씨앗 작업이 더욱 기대되기도 한다. 토종씨앗시민단체에서 받은 씨앗을 받아 길러내고 다시 그 씨앗을 누군가와 나눌 계획이다. 나누면서 씨앗 설명서를 함께 드리려고 한다. 씨앗을 받은 사람이 기르는 것에 성공한다면, 혹은 가지고 있기만 하더라도 그 씨앗을 나눠준 이와 대화를 이어가면 좋겠다. 만약 성공해서 주변에 나눠준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작품 한 면을 채우고 있는 작은 카드는 계속 찾고 모으고 있는 과정을 보여준다. 리서치는 한 줌의 흙과 같다. 3개월간 열심히 흙을 모았다. 당시의 기록을 손으로 집어 들어 펼치면서 볼 수 있게 제작했다. 그리고 지렁이처럼 보이게 배치한 것도 의도한 것이다. 지렁이 모양으로 표현하는 것은 지렁이에 관한 시를 읽고나서 착안했다. 온몸으로 기었다는 표현이 이번 작업에 정말 잘 맞는 것 같다고 느꼈다. 비인간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보니 흙을 생각하면 생태계가 생각났다. 생명체를 죽지 않고 살아있게 하기 위해 지렁이는 더듬더듬 몸을 움직이는 것 같다. 나머지 작은 카드 작업들은 지렁이가 싼 똥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개중에는 사슴벌레 모양 장식도 있다. 미국에 사는 친구가 사슴벌레를 접어줬다. 유학 생활 내내 외롭다는 말을 듣고 누군가를 기억하는 것 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남겨봤다. 스네이크 컷 아카이브 북도 있는데 올해가 을사년, 마침 뱀의 해라서 만들어봤다.

아래에는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수요시위의 표면을 탁본으로 뜬 종이가 있다. 땅의 표면을 기록한다는 것보다는 대지의 표피를 채취하는 마음으로 작업하고 있다. 사실 수요시위를 나가게 된 것도 우연이었다. 사단법인 아디(ADI) 에 있다가 동료 도담을 만났는데, 나에게 수요시위에 오라고 했다. 몸을 어딘가에 걸지 않으면 위험할 것 같아 처음에는 살기 위해 갔다. 그런데 그곳에서 만난 말이 참 맑았다. 듣고 싶은 말들이 많았는데 그 모습이 마치 내게는 수요일에만 나타나는 오아시스같았다. 현장을 간다는 것의 의미는 뭘까. 동시대의 말을 듣는 건 정리되기 전의 분위기, 감정들을 듣는 것이 아닐까. 이런 것들은 자꾸만 뭔가를 쓰게 만든다. 전시는 계속 덧붙이고 덧붙이면서 이어진다. 아마도 작업은 2~3년 걸릴 것 같다.
작품소개2.《노래하는 집, 길원옥》
길원옥 할머니가 남긴 '남원의 집' 열여섯마디가 있는데 그것을 마디마다 나눠 집을 만들어주고 연달아 노래를 부른다는 의미를 담아 작업해 봤다. 재미있고 다채로운 색으로 작업한 것은 지금 노래를 이어받아 부르는 다종다양한 사람들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품소개3. 증언에 응답하는 바느질 《가제: 대화하는 숨》
할머니의 문장 중에 ‘노래밖에 없어서 노래를 불렀어. 나는 노래하는 사람이야’라는 게 있다. 안녕의 노래를 우리에게 라는 답을 했다. 증언을 그냥 쓰는 것보다 증언에 응답하는 방식을 쓰고 싶었다. 기존 예술에서는 증언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할머니의 증언이 나에게 온 편지라고 하면 응답이 되어야 편지는 완성될 수 있다. 대화에서 말걸기에 대한 응답이 되지 않으면 멈춰버린다. 천천히 응답을 찾으면 문장의 길이만큼 수를 놨다. 할머니의 숨과 한톨의 숨을 서로 겹치게 뒀다. 이렇게 대화하는 것은 일상을 이어가는 힘이 되었다.

작품에 대한 해설과 함께 작업 과정에 대한 고민을 들을 수 있어서 더욱 의미있는 자리였습니다. 전시기간이 짧지만 기회가 되시는 분들은 방문해보시면 좋을 것 같아 글로 남겼어요. 작업에 대한 더 많은 정보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와 정보를 참고하세요.

✻ 《원옥씨를 찾아서: 대화하는 숨, 피어나는 기억》 리플렛
🔗 https://drive.google.com/file/d/1MSwKcZS4lfBSqteH3r4mVA5yMKACAci_/view?usp=sharing
✻ 《원옥씨를 찾아서: 대화하는 숨, 피어나는 기억》 작품 캡션 안내 및 아카이브
구글시트에 HOME, 작품 캡션, 패들링 기록, 대화하는 숨의 내용을 아카이브해 두었습니다. 구글 시트 하단 버튼을 클릭하시면 각 파트별 내용을 열람하실 수 있습니다.
🔗 https://docs.google.com/spreadsheets/d/1P85i34OTzseTCqdgQr1uV_S1_C2A5PZnoCtPBKLoTng/edit?usp=sharing
✻ 《원옥씨를 찾아서: 대화하는 숨, 피어나는 기억》 전시 사진 아카이브
🔗 https://photos.app.goo.gl/md7EzCat7cLCHmG37
전시소개
전시명 ㅣ《Row-ho hō-hō!》
전시기간 ㅣ2025. 9. 2 (Tue) – 9. 14 (Sun) 10am - 7pm
전시공간 ㅣ 예술공간 [:틈] (마포구 월드컵로 31길 6, B1)
참여작가 ㅣ 김만순, 김재연, 김혜빈, 석수연, 우올로, 이범용, 이송하, 이수, 조연주, 한톨
주최•주관 | ARTIWORK @artiwork.official (https://www.instagram.com/artiwork.official/) , 예술공간 [:틈] @art.space.tum (https://www.instagram.com/art.space.tum/)
기획 | 김재아 @_thebestdriver (https://www.instagram.com/_thebestdriver/), 전혜수 @jeon_hyesoo (https://www.instagram.com/jeon_hyesoo/)
비주얼 디렉팅 | 현수빈 @adidaddu (https://www.instagram.com/adidaddu/)
운영 • 진행 | 박선진 @art_sunjin (https://www.instagram.com/art_sunjin/), 이채윤 @leechaeyoonart (https://www.instagram.com/leechaeyoonart/)